내가 좋아는 것은 나를 긍정적으로 변모 시킨다. 첫 번째 이야기 – 사진 -
내가 좋아는 것은 나를 긍정적으로 변모 시킨다. 첫 번째 이야기 – 사진 -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다. 그 대상이 사람일 수도, 물건일 수도, 취미생활일 수도 또는 음식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들과 함께할 때는 얼굴에 희색이 돌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며 시간에서 자유로워 진다. 우리는 이것을 행복이라 표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 시끄럽고 복잡한 일상에서의 일탈이라고도 한다.
어느 회사의 광고 중에 한참 유행하던 “열심히 일한 자여 떠나라!”는 문구가 있었다. 나처럼 여행을 하는 것이 큰 즐거움인 사람들이야 딱 맞는 표현 이겠지만 여행을 몹시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것도 고역일 것이다. 평양 감사도 저하기 싫으면 역시나 힘든 노동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한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죽으라고 뛰어다니는 조기축구 회원들은 이렇게 노는 것이 행복이다. 이것이 노동이라면 아마도 몸살이 났어도 골백번은 났을 것이다.
나에게도 이렇게 좋아하는 것이 여럿 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고 음식도 많이 있지만 오늘은 나의 첫 번째 취미인 사진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내가 성인이 되어 가장먼저 심취했던 것은 사진이였다. 사진은 빛과 시간을 통제한 그림이다. 어떤 사물도 방법을 달리하면 그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여기에 매료되어 장비 구입에 따른 돈과 즐기기 위한 시간을 투자하며 정신 없이 보낸 시절이 있었다. 어려웠던 시절 좀더 좋은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하여 용돈을 아껴 모으며 궁핍하게 생활 하지만 마음에 드는 카메라를 장만 할 때는 이런 어려움은 어디로 가고 정말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때가 있었다.
이렇게 장비가 마련 되면 이것을 내 것으로 정 들이는데 또 세월을 보낸다. 매뉴얼에 열어보지 말라고 하는 부분도 열어보고 필름 없는 빈 카메라의 셔터를 골백번도 넘게 눌러보며 밤을 하얗게 세운적도 여러 날 있다. 출사 나가는 날이면 아이 소풍 가는 날 기다리듯이 설레는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또 잠을 설친다. 나는 그러면서 행복했다. 출사를 가서도 내가 무슨 프로 사진작가라도 된 듯 별 오만 가지에 호기심을 보이며 수없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처럼 즉시 확인 할 수 없이니 인화점에 현상을 의뢰하고 몇 칠을 기다려야 하는데 결과물이 너무나 궁금하여 좀이 쑤시다. 이렇게 찾아온 사진은 역시나 실망을 하게 된다. 노출이 부족하거나 과한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는 핀트가 맞지 않은 것들도 여러 장이다. 이때 잠시 사진을 뒤로 하지만 곧 서점으로 가서 “사진 촬영기법”이라는 책을 한 권 사와 밑줄까지 그어가며 사진 공부를 한다. 아마도 학창시절에 이렇게 공부를 하였으면 고시도 패스를 하였을 터, 하지만 그때의 공부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즐거움이 배제된 고통이 수반 되었으므로 나의 것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일은 좋아함이 같이해야 즐거움이 있고 행복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되풀이 되고서야 그래도 좀 봐줄만하고 만족할만한 사진들이 나왔다. 이젠 이 정도가 되면 그 열정이 서서히 식어가 이제는 특별한 취미도 아니고 그냥 나의 생활에 스며들어 일상의 일부가 된다. 만일 여기서 더 발전 된다면 그것은 직업으로 변모하여 또 다른 고통이 수반되는 일로써 아픔을 감내해야 된다. 이것이 취미인 것이다. 그 후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나는 산으로 갔다.
등산은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즐기면서 새롭게 생겨진 즐거움이다. 야생화 접사나 정상에서의 일출, 일몰, 풍경 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그 무거운 장비를 메고 산에 오르다 보니 자연스레 등산이 취미로 변모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무거운 카메라는 집에다 두고 작은 휴대용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등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하기 위한 소품으로 변했다. 이렇게 카메라는 나의 즐거움을 사진에서 등산으로 자연스레 이동할 수 있게 하여 나의 또 다른 즐거움 꺼 리를 만들어 주었다.
다음 글은 언제 올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것 두 번째 이야기 등산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