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댕겨 와서

한강기맥 중 도일봉-싸리봉 일대 산행 후기

청산처럼 2009. 1. 15. 14:27

한강기맥 중 도일봉-싸리봉 일대 산행 후기

 

        상 : 도일봉(864M)

 

       시 : 2008년 06월 28일

 

산행 코스 : 중원리 주차장 - 중원폭포 - 합수점 삼거리 - 도일봉 - 싸리봉 - 778봉 -
770봉 -
755봉 - 합수점 삼거리 - 중원폭포 - 중원리 주차장.

 

산행 거리 : 중원리 주차장 - 도일봉 : 4.5Km, 도일봉 - 중원리 주차장 : 6.8Km,
총 : 11.3Km  소요시간 : 약 4시간

 

산행 후기 :

이번 산행은 양평 용문산을 포함한 한강기맥의 일부인 싸리봉 좌우 측의 도일봉과 중원산 능선을 다녀왔다. 시간이 된다면 중원리에서 출발하여 도일봉을 시작하여 중원산까지 원점회귀산행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모자라 중간의 755봉에서 다시 출발점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하였다.

 

start우리 일행은 자가용을 나눠 타고 성남 모란역에서 07:00 출발을 하였다. 가는 길을 조금 돈 탓에 08:30분 정도에 산행 출발지인 중원리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동네주민들이 마을 어귀에 나와 입장료를 받고 있었는데 일인 2000원씩 결코 적지 않는 돈을 관리비 명목으로 받고 있었다. 좀 서운한 생각이 들었지만 산행을 시작하며 만나는 중원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에 모두 잊고 산행을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하는 시간중원폭포 08:50분 이였다. 잘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10분 정도 오르니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힘차게 들리고 운치가 있는 나무 다리를 건너 오르니 이곳이 바로 중원폭포이다. 옅은 연두색빛깔의 중원폭포 아래의 넓은 소는 작은 폭포보다 더욱 볼만한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중원폭포를 뒤로하고 계속 수량이 풍부한 중원계곡을 따라 잘 정리된 계곡 길을 걸으니 중원 산으로 오르는 푯말이 보인다. 지도를 보니 중원산을 오르는 가장 단거리 코스인 것 같다. 이 길을 지나쳐 10여분 더 오르면 싸리재 쪽에서 발달된 계곡과 도일봉 쪽 계곡이 만나는 합수 삼거리합수점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여기서 북동쪽 방오르막면의 도일봉 계곡 길로 접어들어 오르는데 이곳부터는 도일봉 다 달을 때 까지 약 한 시간 반 가량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이다. 중간에 샛길도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모두들 숨죽이고 땅만 보고 걷는다. 날씨가 잔뜩 흐려있어 시계도 좋이 않아 이따금씩 쉬는 시간 외에는 시종일관 땅만 바라보고 걷는다.

 

도일봉얼마 후 깊은목골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능선에 오르니 이제야 주변 시계가 들어 온다. 앞으로 더 가야 할 싸리봉 능선이 길게 늘어져 있는데 날씨가 잔뜩 흐려있어 지척인 용문산도 보이질 않는다. 몇 걸음 더 옮기니 오석에 도일봉(864M)이라고 새겨진 정상표지 석이 서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숨을 돌리고 약간의 간식과 간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삼각점아마도 날씨만 좋았으면 풍경이 근사 했으리라 생각하며 싸리봉 능선을 걷는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 길을 30분 정도 걸으니 비슬고개 쪽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과 만나는 싸리봉이다. 고도계(백터)를 보니 825M인데 지도상의 고도 표시는 812m로 되어 있다. 이곳은 표지석을 못 찾은 건지는 몰라도 그 정점을 풀섶에 가려진 삼각 점으로 하면 될 듯싶다.

 

755표지판싸리 봉을 거쳐 풀들이 자란 헬기장을 지나 이따금 바위가 섞인 능선 길을 메어놓은 로프를 잡고 오르고 내리고 하며 30분 정도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778봉을 지나 한강기맥을 벗어나야 하는 770봉에 도착한다. 이곳 역시 표식은 없지만 방향을 가르치는 표지판을 보고 갈음할 수 있다. 표지판의 중원산 방향으로 약 20분 정도 계속 걷다 보면 815봉을 지나 755봉에 중원산 방면과 중원폭포, 중원리 입구 방면의 표지판이 서있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50분 정도 되었다. 중원산으로 돌아내려가기는 아랫마을에 맞추어놓은 닭백숙 먹을 시간에 못 맞출 것 같아 우리는 중원리 하산 길로 접어 들었다.

 

중원폭포손바닥만한 돌들이 널 부러져 있어 걷기 힘든 너덜 길을 조심조심 내려오니 어느덧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지도상에 중폭 정도 되는 것 같다. 계곡물이 너무 맑아 청정지역이 따로 없다. 먹다 남은 오이꼭지 조차 버리기 민망할 만큼 계곡물은 연녹색으로 넘쳐 흘렀다. 올라 갈 때 만났던 합수점 삼거리를 지나 중원폭포 못 미쳐 아래 계곡에서 발을 담아 보았으나 어찌나 물이 찬지 오래있지를 못했다. 다시 짐을 챙겨서 잘 나있는 산길을 걷는데 비가 오고 있다. 비는 벌써부터 내렸지만 수목이 얼마나 울창했던지 우리는 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비는 적당히 내려 그냥 맞고 올만큼 상큼하게 내린다.

 

다리마음이 편해서인지 중원폭포에 다 달으니 올라올 비 젖은 야화때 본 것보다도 더욱 운치가 있는 폭포였다. 서로 기념 촬영도 하고 여유롭게 하산을 마무리한다. 그간 용문산에 몇 번 올라 봤지만 그 옆에 이렇게 좋은 계곡을 끼고 이렇게 산들이 모여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역시 이번 산행도 무사히 마치고 우리는 물가에 차려 놓은 토종 닭백숙을 반주와 함께 먹으니 이 또한 신선이 따로 없이 바로 우리가 신선이다.

 

언제 집사람과 함께 다시 와서 유유자적 하며 풍유를 즐겨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