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장흥 제암산 산행후기
l 해 발 : 제암산 807m
l 일 시 : 2007년 05월 04일 ~ 05일
l 산행 코스 : 보성군 재암산 휴양림 – 재암산(2.5Km), 재암산 – 곰재(1.6Km)
곰재 – 간재(1.5Km), 간재 – 사자산(미봉)(0.7Km)
사자산(미봉) – 활공장(1.3Km), 활공장 – 사자산(두봉)(0.8Km)
사자산(두봉) – 미륵사(2.5Km) 총 산행거리(약11Km)
l 소요 시간 : 휴양림 출발-04:30, 재암산-05:50, 곰재-07:38, 간재-08:13,
사자산(미봉)-08:32, 활공장-09:02, 사자산(두봉)-09:24
외기마을-10:18, 미륵사 옆 도로-10:35 총 소요시간 6시간
l 산행 후기 :
금요일 저녁 회사퇴근 후 산행준비를 하고 집사람과 함께 성남 모란장터에 나가 제암산행 버스를 기다렸다 밤 10시 30분쯤 차를 탓 다. 처갓집이 보성이라 그간 수없이 보성을 다녔어도 온전히 산을 가기 위해 보성을 가기는 처음이다. 금요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경부고속도로는 정체로 버스는 서행을 한다.
무박산행인지라 잠을 좀 자두어야 할 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설 잠으로 오히려 더 피곤하다. 차라리 정신을 차리고 집사람과 도란도란 거리다 보니 차 안의 모든 일행이 잠에서 깨어 소란스럽다. 이렇게 쉬며 가며 보성 제암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니 04:30분이나 되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랜턴을 밝히며 제암산 산행을 출발한다.
야간산행이란 것이 땅만 보고 걸어 평소 보다 빨리 걷고 휴식 시간이 짧아 산행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특징인 만큼 이번에도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덧 재암산 능선과 만나는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재암산 능선에 올라서니 먼동이 트는 것이 곧 일출이 시작될 것 같다. 날이 밝아 오면서 막 피기 시작하는 철쭉과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야 겉옷을 벗고 땀을 식히며 휴식을 한다.
본시 해뜨는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남해안의 지역특성상 아직도 일출은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05시40분 능선을 걷다 재암산 상봉인 암봉 아래에서 일출을 맞이한다. 역시나 이곳의 일출은 한참 높은 곳에서 시작한다. 그것도 잠시 일출이라 생각하다 보면 곧 해가 이미 솥아 올라 그 감흥은 별반 기대에 못 미친다.
재암산 암봉 위에서 이미 올라간 집사람이 빨리 올라오라고 성화이다. 하지만 이 암봉을 오르면서 “야! 어떻게 올라 갔지” 생각할 만큼 난이도가 상당하다. 일행 중에 여자분과 몇몇 남자들도 포기하고 아래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집사람의 모험심은 참 대단하다. 암봉을 애써 오르고 나니 넓은 정상의 안부가 조망이 환상적이다. 본시 보성은 바다가 가까워 안개가 자욱하여 녹차생산의 적지로 널리 알려진 만큼 그 풍경이 가히 기가 막힐 만큼 대단하다.
풍경에 취해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다시 산행을 서두르니 얼마 후 또 다른 제암산 표지 석이 작은 봉우리 안부에 세워 져있다. 아마도 그 높은 암봉에 표지 석을 올리기가 버거워 그런 것 같았다. 짝퉁 제암산을 뒤로하고 능선을 걷다 보니 운해에 깔린 풍경이 지리산에 온 듯 하다. 잠시 후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천상화원은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될 만큼 일행을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이런 철쭉꽃 길은 곰재를 넘어 사자산 미봉에 이를 때까지 연이어져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힘이 들어 쉬는 것이 안이라 경치에 취해 쉬는 빈도가 잦아 우리의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또한 곰재산에서 내려오며 보는 동서로 이어지는 사자산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제주도에서 보는 많은 오름의 부드러운 잔등을 보는듯하여 대단히 경이로울 만큼 특색이 있다. 이 사자산은 보성과 장흥의 경계를 제암산 능선이 나뉘고 있는데 능선에 솥은 봉우리가 꼬리 부분이라 하여 미봉이라고 하고 장흥 쪽으로 부드러운 능선이 2Km남짓 발달하여 마지막에서 솥아 올라 이곳을 사자머리라 하여 두봉이라 부른다.
이렇게 이번 산행은 제암산 철쭉능선에 반하고 다음은 사자산 미봉에서 두봉으로 연결된 아름다운 능선을 걸으며 주위경관에 반하여 더없이 좋은 산행이 되었다. 또한 같이 간 집사람의 즐거워하는 모습도 나에게는 행복 이였다. 이렇게 즐거운 산행의 하산 길은 장흥의 토요일 마다 열린다는 우시장을 돌아보기 위하여 기산리 미륵사로 정하고 즐거움을 뒤로한 고행의 길로 접어든다.
사자산 두봉에서 기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짧은 구간이긴 하나 그 가파름이 급하여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 질만큼 위험하여 하산 길 중턱까지는 몸을 사리고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내려 와야 했다. 여기에 상부의 급한 경사 지점에는 산사태가 난 것인지 채석장인지 분간을 못할 만큼 너덜지대가 있어 윗사람이 잘못 밟으면 큰 돌이 굴러 다칠 위험도 내제되어 있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을 초래하는 구간이라 이 등산로는 안전시설이 요구되는 곳이기도 한 것 같다.
이렇게 중턱을 내려오면 이제부터는 편한 오솔길이다. 하지만 이곳은 등산을 끝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예상되는 곳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 인지라 인적이 드물고 한참을 더 내려가야 대중교통이 다닐만한 도로가 나오며 잔뜩 기대하고 찾은 미륵사는 우리가 흔히 보는 규모 있는 산중 사찰이 안이라 논밭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절로서 앞에다 두고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절인지 농가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초라했다. 우리 일행도 이곳에 대절 버스가 기다리기로 한지라 이곳을 찾느라 많이 고생을 하였다.
우리는 이렇게 황홀한 천상화원을 구경하고 또한 순한 사자의 등허리를 밟으며 모두가 만족하여 얼굴에 희색이 만발한 제암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뒷풀이로는 장흥 토요 시장인 우시장에 들러 신선한 육회와 우사시미를 배불리 먹고 넉넉한 장 구경을 한 뒤 귀경버스에 올랐다.
차에 올라 자리를 잡자 피곤해서 인지 깊은 잠에 들었다. 한잠을 자고나니 벌써 어젯밤에 출발했던 성남 모란장터에 다 달아 깨어나라는 기사님의 마이크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흐뭇한 얼굴과 풍요로운 마음을 갖고 귀가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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