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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산행 후기(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두로령 갈림-상원사)

청산처럼 2009. 1. 15. 14:36

오대산 산행 후기

 

 

       시 :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소 : 진부 오대산 ( 비로봉 1563.4m )

 

산행 코스 : 상원사 주차장 - 적멸보궁 : 1.8Km 42분 소요,

적멸보궁 - 비로봉 : 1.5Km 1시간 소요

비로봉 - 상왕봉 : 2.3Km 50분소요 (비로봉 근처 중식)

상왕봉 - 두로령 갈림길 : 0.8Km 18분 소요

두로령 갈림길 - 미륵암 이정표 : 0.4Km 8분 소요 (비포장 작전도로)

미륵암 이정표 - 상원사 주차장 : 5.4Km 1간 30분 소요 (비포장 작전도로)

* 총 산행거리 : 12.1Km ( 중식시간 포함 5시간 15분 )

 

산행 후기 :

10월 17일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창립기념일이다. 하여 회사 산악회에서 차를 빌려 평일 산행을 하기로 했다. 평일 산행을 하니 아침에 나오기가 머쓱하다. 남들은 출근복장으로 나서는데 나만 산행복장으로 나오니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새벽부터 서둘러 모란 역으로 나갔다. 동료들과 만나 관광버스에 오르니 07:20분이 넘었다. 가끔씩 정체구간이 있었으나 별 무리 없이 달리어 오대산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0:00가 조금 넘었다.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상원사길10:10분 주차장을 출발하여 호젓한 상원사 입구의 길을 걷는다. 평일이니 등산객도 없어 정말 호젓한 길이다. 길가로 나무들은 단풍이 적당히 들어 보기에도 좋다. 편안한 등산로는 적멸보궁 까지 이어진다. 역시 오대산은 불교의 성지인지라 스님들의 목탁소리와 불경소리가 간간히 들려 온다. 적멸보궁 다 달을 적엔 다람쥐 한 마리가 우리가 지켜봐도 정신 없이 겨울 준비를 하는지 땅을 파고 있다. 이내 경사가 심해지더니 적멸보궁의 단청이 우아하게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쉬며 오늘 산행의 가장 험로인 비로봉 구간을 올려다 본다.

 

모처럼 가을 단풍산행이라 몇 분이 부인을 대동하시어 걱정들이다. 비로봉길어느 분은 벌써부터 숨을 몰아 쉬며 헐떡이신다. 다행이 적멸보궁의 아름다운 자태와 주변산세가 나름 위안을 주어 그나마 보람을 느낀다. 나무계단으로 잘 정리된 오르막을 오른다. 비로봉 구간까지는 계속 이렇게 오르막길이다. 이따금씩 조망이 되는 곳에서 쉬며 바라보는 오대산의 운무와 가을빛에 물들은 풍경들이 헐떡이는 우리를 달래주곤 하지만 그래도 살림만 하던 아낙에게는 버거운 노릇이라 8부 능선 즘에서 한 아주머니께서 주저앉으신다. 남편 되시는 분께 일임을 하고 우리는 계속 오르니 곧 비로봉 정상이다.

 

비로봉비로봉에서 조망되는 산세는 가히 일품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그간 우리의 노력을 보람되게 한다. 특히 오대산 자락은 다섯 개의 고봉준령들이 두르고 있어 그 모습이 육중하게 느껴진다. 잠시 후 뒤쳐졌던 일행도 올라와 기념촬영을 하고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는다. 능선 길은 편안하고 고목들과 주목들이 늘어서서 지루함 없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중간지점의 작은 봉우리에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으니 따사로운 가을 햇볕과 집집마다 챙겨온 별식으로 즐거운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상왕봉을 향한다.

 

적당히 오르내리며 편안한 능선길이 저절로 흥에 겹다. 이제 뒤쳐지는 일행도 없고 서로 떠들며 희희낙락상왕봉길 걸으니 상왕봉 정상이다. 상왕봉 정상 역시 훌륭한 풍경을 보여 준다. 상왕봉 돌탑은 항상 그 자리에 적당한 높이로 쌓여져 있다. 바람에 무너지면 또 누군가 돌을 올리고 하여 지금까지 보존되었을 것이다.

 

상왕봉을 뒤로하고 두로봉쪽 능선을 걷는다. 약20분쯤 부드러운 능선 내리막을 내려서니 두로령 갈림길이 나온다. 두로봉을 거쳐 동대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걸어야 그나마 오대산 종주가 완결되나 하산 시간도 있고 또 집으로 돌아갈 시간도 있어 우리는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두로령이곳부터는 일명 작전도로라고 하는 비포장 대로길이다. 이 길은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6번 국도에서 시작하여 오대산 두로령을 넘어 삼봉약수로 유명한 삼봉휴양림 입구로 이어지는 양양가는 59번 국도와 만나는 길이다. 비포장길이라 차가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자욱이 일어 숨쉬기가 곤란하다. 하지만 주위 가을 경관이 있어 지루함을 달래준다.

 

우리의 하산 지점인 상원사 주차장까지 계속 이 길을 걸어야 하는데 그 길이만도 5.8Km나 된다. 작전도로외길이고 폭도 넓어서 우리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내려오며 지난 이야기며 우스개 소리에 즐겁게 걷는다. 만만하지 않은 경사와 비포장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꽤나 오르락 내리락 하여 이따금씩 짜증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가을풍경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과 하산 후 주문진을 들러 바다구경과 함께 회 무침을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바빠진다.

 

15:08분 우리는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하산정리를 서둘러 주문진으로 향한다. 주문진부터 해안가를 일주하고 남애항에 차를 대고 맛있는 회 무침에 소주를 마시니 몸이 풀려 일어나기가 싫다. 하지만 가족이 기다리는 집이 있어 귀가를 서두르니 어느덧 어둠이 내려 앉았다. 우리는 이번 산행의 아쉼움을 차 안에서 달래며 흥겹게 상경하여 귀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