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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게 심심한 나의 이야기

산을 댕겨 와서

2009년 02월 21일 선자령 산행후기

청산처럼 2009. 2. 24. 11:09

선자령 산행후기

 

일     시 : 2009년 02월 21일

선 자 령  : 1157.1M

산행코스 : 대관령 구 휴계소 - 송신소 - 새봉 - 선자령 - 국사성황당 - 새봉 - 국사성황당 -
              대관령 구 휴계소 

산행거리 : 총 10Km (4시간 소요)

 

성남 모란역에서 07:20분에 출발한 버스는 영동고속도로 횡계 IC를 빠져나가 구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약10여분 가니 구 대관령 휴계소에 도착을 하는데 내려보니 상행선 휴계소로 직접 들어 왔다. 지금은 국도로 변하여 하행선에서 상행선으로 쉽게 방향을 바꿀수가 있나 보다. 현제 시각 10:08분이다.

 

상행선 휴계소 옆쪽으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도 단체사진을 한장 찍고 산행 준비를 한다. 휴계소 뒷편으로 난 포장길을 따라 100여 미터를 걸으니 국사성황당으로 직접오르는 포장도로가 정북 방향으로 나있고 다시 그 옆으로는 전형적인 등산로 초입이 나온다.

 

우리는 등산로로 접어 들어 수 많은 일행의 뒤를 따라 걷는다.

길은 잘 정돈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오르지만 그리 비 좁지 않다. 잠시 후 나무계단이 나오면서 백두대간의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 계단을 오르면 다시 포장된 좋은길이 나오는데 이 길은 한 동안 계속 이어져 송신소를 지나 무선표지소 까지 이어진다.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들지만 구릉지로 발달된 선자령의 특성상 훤하게 사방이 트여 목표지를 보며 걸어서 그다지 힘들지 않은 길이다.

 

이렇게 한참을 터벅거리며 걷다보면 선자령을 넘는 바람이 거세여 모자와 앞면 마스크가 없다면 견디기가 힘들겠다. 오늘 따라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체감온도는 영하 15도는 족히 되게 느껴진다.

 

  

 

 송신소를 지나면서 산행초입에서 보았던 국사성황당 길과 만나는 이정표가 서있다. 현재시각이 10:46분이다. 국사성황당의 모습이 많이 궁금하긴 했지만 혹시나 시간이 지체될까 하여 그냥 지나간다. 계속 이어지는 산등성의 포장도로는 물기가 하나없는 뽀송뽀송한 시멘트 포장도로이다.

 

사실 이번 산행은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설산산행을 하고자 계획했던 산행인지라 이 길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한다. 하지만 이 곳은 국가기관의 건물인지라 아무리 눈이 많이 온다해도 재설작업을 잘 해 놓아서 겨울내내 항상 이 모양을 하고 있단다. 이정표를 지나 10여분을 더 오르니 무선표지소가 나온다.  

 

이 길은 무선표지소까지 이어지며 무선표지소 정문을 바라보고 좌측으로 등산로 갈림길이 나오며 등산로로 접어들면 잔설이 덮힌 흙길을 밟으며 편안한 등산로를 걷을 수 있다. 잠시후 경사가 부드러운 오르막을 오르며 선자령 등산을 시작하면서 등산로 다운 길을 걷는다. 가끔씩 서북방향의 풍력발전의 풍차가 보이며 빨리 가깝게 보고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서두른다.

 

지역특성상 몇 곳을 제외하고는 시계가 좋아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편안한 등산로를 걸으니 마음도 편안하여 이야기들이 많다.

 

 

이렇게 1Km남짓 오르면 새봉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의 길은 새봉(1071m)을 넘지않고 돌아가는 길이며 우측길은 새봉 정상위의 전망대를 거쳐오르는 길이다. 우리는 우측 전망대길로 접어든다. 우측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직진방향의 길이다. 현재시각이 11:00이다. 이 곳에서 새봉까지는 오르막길이다. 하지만 그간 편안한 길을 걸어서인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히려 산행의 맛을 느낄수 있는 구간이다. 이렇게 새봉에 오르면 나무 테라스 형식의 조망이 좋은 시설이 되어 있다.

 

마침 날씨도 맑아 푸른 강릉 앞바다도 보이고 동남방향으로는 제왕산을 위시하여 백두대간의 산들이 겹겹이 조망되어 동쪽의 바다조망과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바람이 세어 그리 오래 서있지 못하고 제법 눈이 쌓여 다져저 있는 새봉의 북사면 을 내려온다. 

 

  

 

설사면을 엉금엉금 내려오면 새봉초입에서 갈라진 좌측길과 만나는 표지판이 나오고 여기서 부터 선자령 까지는 2Km남짓 남았다.

  

잡목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보면 서북방향으로 가끔씩 선자령 고유의 모습인 풍력발전의 풍차가 줄지어 서있고 보기에도 편안한 구릉지들의 모습이 이국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편안하던 오솔길은 이제 기온이 오르고 햇볕을 받아 군데군데 잔설이 녹기 시작을 하여 진흙밭으로 변해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크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선자령의 풍경에 도취되어 발걸음이 가볍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자령에 하얗게 눈이 쌓인 설경이라면 정말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 이였으리라! 속으로 너무 늦게 선자령산행을 계획한 무지가 너무나 아쉽다. 옆에서 집사람도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이 쌓였으면 정말 절경이겠다며 속을 긁는다.

 

그래도 선자령까지 내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능선길을 가는데 워낙에 방대한 초원지대인지라 따로 길이 없다. 그냥 목표물을 보며 걸으면 길이고 쉬면 풀밭이다. 하지만 바람막이 하나 없는 광할한 초지인지라 거센바람이 가장큰 난관이다. 하기사 바람마져 없다면 산행이 아니라 산책이라는 생각에 바람도 좋은 산행친구다.

 

이렇게 초원을 걷다보면 눈앞에 봉긋하게 선자령이 보인다. 산 정상이라기 보다는 봉긋이 솟은 언덕모양을 하고 푸근하게 서있다. 선자령 턱밑에는 표지판이 서 있는데 이곳부터 백미터 전방이 선자령 이란다. 선자령은 워낙에 광활하여 거리 감각이 무뎌진다. 가깝게 보여도 막상 걸어보면 한참을 가야하고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목표지고 그렇다.

 

  

 

 선자령 턱밑의 표지판부터는 부드러운 오르막길로 잠시 오르고 나면 넓은 구릉지에 우뚝솟은 정상표지석이 선자령을 알린다.

백두대간의 한 축임을 알리는 "백두대간선자령"이라는 표지석은 그 높이와 규무가 상당한대도 선자령의 구릉지가 워낙에 넓어서인지 그리 크지않게 보인다 하지만 막상 그 밑에 서면 표지석에 압도 당할만큼 크다.

 

현제시간이 12:05분이다. 출발부터 약 1시간 40분정도 소요된것 같다.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길을 찾는데 넓은 초원지라 하산길 찾기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냥 북쪽방향으로 직진을 하면 낮은목을 거쳐서 곤신봉쪽으로 가는 길이야 빤하게 뚫려 있으니 별 어려움은 없겠지만 초막교 하산길은 선자령을 올라온 길로 되짚어 내려오다 동쪽으로 빠지던가 아니면 북쪽방향으로 20여미터를 더 진행하다 표지판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되는데 문제는 입산금지입간판과 줄이 처져있어 더욱 헤맸던 것이다.

 

사연을 알고 보니 지금은 산불방지 기간이라 초막교하산로가 페쇄되었다고 한다. 통행로는 오로지 백두대간 코스인 곤신봉방면과 아니면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바람을 피해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올라온 길을 따라 하산을 하였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기가 왠지 지루할것 같았는데 선자령은 의외로 내려오는 길의 또다른 맛이 있다. 올라갈때는 못보던 풍경이 내려갈때는 보이며 색다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은 정오를 지나며 기온이 올라 하산길은 이미 진창길이 되었다. 여기에 다져진 눈길과 같이하며 미끄럽기까지 하여 많은 애를 먹었다. 아이젠을 차고 내려가기도 그렇고 않하기도 그렇고 아뭏튼 요령것 각자 판단에 맡기며 내려오면서 최대한 왔던길은 피하기로 하고 새봉에서도 전망대길로 하산하지 않고 새봉 허리를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이 길 역시 진창길이였으나 다행인것은 부드러운 오솔길이여서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다. 이렇게 새봉을 지나 무선표지소를 거쳐서 송신소 부근에서는 올라오면서 궁금했던 국사 성황당을 구경할겸 하여 우측 샛길로 빠져 국사 성황당으로 접어드니 벌써부터 징소리와 장구소리가 요란한 것이 굿판이 벌어진듯 하다. 막상 성황당에 도착하니 굿판이 건하게 벌려져 있다.

 

먼 발치서 굿판을 지켜보며 지명 설명문을 읽어보니 우리나라에 몇 않되는 산속에서 굿판이 허가된 곳이며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진 곳 이고 또한 5월 강릉단오제의 시발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명성에 맞지 않게 외관이 초라하다. 

 

이 곳에서 하산 목적지인 대관령까지는 1,2Km남았다. 현재시간은 13시 50분이다. 3.8Km내려오는데 약 1시간정도 소요된 것이다. 우리는 하산하여 뒷 풀이도 할겸 바다구경도 할겸 주문진항으로 가기로 하고 하산을 재촉한다. 대관령 휴게소 까지는 아스콘포장으로 되어 있어 진창길도 않이고 부드러운 내리막이라 걷기도 편하니 뛰다 걷다 하며 일사 천리로 대관령 휴게소에 다 닳았다.

 

우리는 마지막 겨울산행을 이렇게 마무리하며 아름다운 선자령의 부드러운 능선을 가슴에 담고 뒷풀이 장소인 주문진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