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뭐그리 놀라나!ㅋㅋ

무지하게 심심한 나의 이야기

산을 댕겨 와서

야경이 환상적인 남한산성 야간산행

청산처럼 2009. 1. 15. 14:01

야경이 환상적인 남한산성 야간산행.

 

해발 : 검단산(538.1M), 남한산(522M), 청량산(482.6M)

 

일시 : 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오전에 눈 오후에 맑음)

 

산행코스 : 관리사무소(성남 은행동) 검단산 쪽 능선 남문 청량산 연주봉 북문

동장대 동문 남문

 

산행코스 : 관리사무소(성남 은행동) 검단산 쪽 능선 = 1Km 30분 소요,

검단산 능선 남문 = 1Km 20분 소요,  남문 청량산 = 1.2Km 20분 소요,

청량산 연주봉 = 1Km 15분 소요,  연주봉 북문 = 1Km 15분 소요,

북문 동장대 = 1.5Km 25분 소요,  동장대 동문 = 1.2Km 20분 소요,

동문 남문 = 1.6Km 30분 소요. 총 9.5Km 2시간 40분 소요.

 

산행후기 :

2007년 12월 15일 친구들 송년회 장소가 남한산성 안쪽에 있는 음식점에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약속시간은 19:30분경이다. 분당에 사는 나는 어떻게 갈까 고민을 하다 요즘 산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친구 놈에게 연락을 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몇 사람은 걸어서 넘어가기로 이미 이야기를 맞추어 놓았단다.

 

하여 차를 타고 가는 친구들의 이야기처럼 이 미친 짓에 동참하기로 하고 16:30분경에 은행동 관리사무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여 뜻하지 않은 야간산행을 하게 된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40년 가까이 성남에서 살았지만 타지의 여러 산만 많이 다녔지 성남의 명산인 남한산성은 제대로 올라 보지 못하였고 기껏해야 관광산행인 수어장대 까지만 다녀봤지 오늘처럼 산성을 끼고 동문까지는 처음이며 여기에 야간산행인지라 약간의 호기심은 있었다.

 

이 산행기는 사실 제대로 된 산행도 안이고 남한산성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도심가까이 있고 산세도 그다지 크지 않으며 유명세 또한 저급한지라 남한산성을 갔다 와서 무슨 산행기(?) 하며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으나 이번에 친구들과 함께한 야간산행이 나에게는 많은 감명과 함께 이번 기회에 남한산성의 지형도를 살펴보니 주변 산 군을 연계하면 하루도 걸리는 산행계획을 세울 수도 있는 녹녹하지 않는 산세의 규모에 또 한번 흥미를 느끼게 되어 이 산행기를 적는다.

 일주 지형도

16시40분 남한산성 도립공원의 성남시 은행동쪽의 관리사무소 앞에서 친구들을 만나 산행을 시작한다. (참고로 산행사진은 야간산행인지라 변변한 사진이 없어 위의 산행지도로 가름하고 글로써만 올리는 것에 양해바라며 조만간 낮에 같은 코스를 다녀와서 사진과 함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더욱 자세한 지형도는 산악 지형도에서 남한산성 일주로 검색 하시면 자세한 지형도 있습니다.)

 

길을 잘 아는 친구가 앞장을 서는데 나는 전혀 가보지 않은 급경사로 인도들 한다. 관리사무소 앞 광장을 가로질러 인라인장 밑으로 난 길로 들어서니 군대의 통문 같은 커다란 철망으로 된 문이 열려있다. 이문을 통과하니 곧바로 능선으로 붙는 경사도가 있는 비탈길이다. 이런 비탈길은 검단산으로 가는 군사도로가 나올 때까지 시종일관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십 여분을 오르고 나니 한번쯤 쉬면서 외투를 벗고 싶은데 이놈들은 쉴 생각이 없는지 계속 오른다. 하는 수 없이 아무 말 못하고 얼마를 더 오르니 이제서야 앞서가는 친구가 쉰다. 조금씩 어두워져서 산 아래로 펼쳐진 은행동 시가지는 서서히 불빛으로 밝아온다.

 

잠시 쉬며 간식과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다시 출발하여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니 검단산으로 가는 군사 도로가 나온다. 처음 보았을 때엔 남문근처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문은 1Km정도는 더 가야 나온다. 하지만 길은 좋아 별 어려움은 없다. 간간이 오전에 내린 눈이 저녁이 되면서 얼어붙어 빙판을 이룬 곳을 제외하고는 길도 잘 나있어 아이들처럼 간간히 미끄럼을 타며 내려왔다. 남문에 도착하니 17:30분이다. 산행 출발에서 지금까지 대략 5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남문을 통과하니 언제나 판이 벌려져 있는 행상이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뜨거운 오뎅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통을 맞바람 게눈 감추듯 마셔버리고 다시 수어장대가 있는 청량산을 향해간다. 이미 어두워져 깊은 밤이 되었지만 산길이 크게 잘나있어 랜턴을 켜지 안아도 될 만큼 걷는데 지장은 없다. 성벽을 따라 비탈길을 10여분 오르니 지도상에 462봉이라 표시되어 있고 영춘정 이라는 전망이 좋은 곳에 이정표가 서있다. 이정표에는 서문까지 1Km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도상거리로는 1Km가 훨씬 넘을 것 같다. 나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성남의 야경을 보았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한 야경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영춘정의 야경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서문을 향해 출발한다. 차를 타고 오는 다른 일행과 동문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여유가 있어 천천히 걷기로 하고 서로 떠들고 장난치며 여유롭게 걸었다. 청량산을 지나면서는 북 사면에 접어들어서 낮에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 하여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스틱도 꺼내 들고 우리는 조심스레 걷는데 제천에서 올라 촌놈인 친구가 미끄럼 질을 하며 무슨 이런 길에 후레쉬에 작대기 들고 댕기냐!며 한 소리 한다. 그 통에 시작된 그 친구의 별명은 하산 할 때까지 촌놈으로 불렸다. 웃고 떠들며 20분 정도를 걸으니 서문이 나왔다. 서문을 지나 올쯤 이 길을 잘아는 친구가 비경을 보여 주겠노라고 성벽의 암문을 나가며 따라오라고 한다.

 

친구를 따라 암문을 나서니 연주봉을 감싸 안은 연주봉 옹성이다. 모양은 말발굽처럼 둥그런 장대여서 마당이 여유롭게 넓었다. 나는 여기서 제대로 된 서울의 멋진 야경을 보고 정말 감탄 하였다. 눈 온후라 날씨가 맑아 시계까지 넓어 별천지를 보는 듯 하다. 언젠가 일본에 갔을 때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우메다 공중정원에서 본 야경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다. 오사카의 야경이 화려한 네온이라면 연주봉 옹성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한국적인 호롱불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간편한 맛에 들고 간 소니 똑딱이 카메라가 이 아름다운 장면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것이다.

 

야경 감상에 젖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18:30분이 되어서야 우리는 다시 약속장소인 동문을 향한다. 성벽을 따라 10여분을 걸으니 북문이 나온다. 북문까지 오는 길 내내 빙판길이라 걷기가 힘들다. 또한 차를 타고 넘어오는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다가오고 있고 하여 우리는 북문에서 산길을 포기하고 산성 로타리 쪽의 차길로 접어 들었다. 이곳에서 역시 10여분 걸으니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인 동문이 나온다. 동문에 도착한 시간이 19:10분경이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오늘의 남한산성 야간산행을 마치고 오늘의 본 목적인 친구들의 송년회에 참석했다.

 

친구들을 만나 반갑기도 하거니와 오늘의 산행 중 느꼈던 남한산성의 또 다른 모습에 매료되어 모처럼 주량을 오버하여 술을 마셔도 취하지가 않는다. 나는 아직도 남한산성 연주봉 옹성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에 취해있다. 아마도 이 아름다운 장면이 또다시 보고 싶을 때에는 조만간 이곳을 다시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