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뭐그리 놀라나!ㅋㅋ

무지하게 심심한 나의 이야기

나드리 추억

결혼 16주년 기념일에 가족 나드리로 속초에 있는 솔비치 호텔을 다녀 왔다

청산처럼 2009. 4. 7. 09:57

1993년 4월 4일 우리는 7년의 연애를 접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연애기간이 길어서인지 결혼이라는 행사가 우리에게는 사실 그다지 큰 감회나 설레임은 적었습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프로포즈도 없었고 연애기간이 너무 길어지니 양가 부모님들께서 서둘러 결혼을 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오래된 친구같은 사이입니다. 물론 가끔 싸우기도 하며 살지만 그다지 심각한 지경까지는 가보지 않했습니다. 남들은 두사람의 관계보다는 시집과 처가의 문화적 환경이나 아니면 고부, 동서, 시누이 관계에서 더 힘이들고 트러블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우선 이점에서는 매우 편하고 자유롭습니다. 7년간 연애하며 이미 가족들과 친해질만큼 유대관계를 충분히 쌓둔 덕택으로 자연스럽게 서로가 친족같은 느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살기를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남들은 지금쯤 권태롭지 않냐고 묻기도 하지만 우리는 처음처럼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냥 친구처럼...

 

우리가족은 먼저 설악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랐다. 80년대 중반 내가 한참 산에 다닐땐 권금성을 오르기 위해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가파른 비탈길을 3시간 이상은 걸어 올랐으나 이젠 그러기엔 내가 너무 나태해져 있다.

 

 

 

 

 

 

 

 

 

 

설악동 입구엔 이렇게 근사한 노송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우리가 갔을땐 더러 외국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이런 자연환경이 내 나라에 있다는 것이 왠지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던 중에 울산바위를 보았다. 울산바위는 어디에서 보든 그 웅장함과 신비스러운 자태로 항상 그 자리에 서있다. 

 

 

 

 

 

 

 

 

 

 

 

 

권금성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아직도 얼마전에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권금성에서 보는 경관은 항상 경이롭다. 대청봉에서 이어지는 화채능선과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들...

 

세차게 부는 바람만 없다면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고 싶다.

 

 

 

 

 

 

 

옹기종기 모여 한 가족을 형상하는듯한 모습의 바위들은 신비하기까지 하다.

 

자연에 무관심하던 승호도 이 모습을 보고는 마냥 신기해 한다. 하지만 바람 등살에 우리는 권금성을 내려 온다. 

 

 

 

 

 

 

 

설악산을 빠져나와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그 유명한 실로암 메밀 국수집을 찾았다. 얼마나 명성이 높은지 시원찮은 나의 네비게이션 마저도 등록이 되어있다. 네비가 알려 주는데로 꼬불꼬불 길을 찾아가니 겉보기엔 허름한 건물에 넓은 마당은 여느 시골집과 같았다. 넓은 마당엔 전국 각지의 자동차 번호판과 외제차량이 가득 메워 있었다. 기다리다 빈자리를 잡고 주차를 하니 마침 때늦은 점심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온다.

 

실로암 메밀 국수집 전경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보쌈 고기의 맛이 일품이며 메밀국수도 비빔국수, 동치미국수, 다시국수등 종류가 다양하며 깔끔한 맛이 처음 느껴보는 입맛이였다.

 

 

 

 

 

 

 

 

 

 

 

국수 사진들은 버무려 놓고 찍은 사진이라 지저분하게 나왔지만 그 맛은 아직도 입안에 침이 고일 만큼 잊지 못한다. 잘 찾아 왔다는 생각을 하였다.

   

 

   

 

때 늦은 점심이라 더욱 맛있는 식사를 하고 포만감에 숨 쉬기도 힘이든다.

나온 배를 두드리며 우리는 오늘의 숙박지인 솔비치 라호텔로 향한다. 낙산해수욕장 가기전 국도변에 위치한 솔비치를 네비덕분에 아주 어렵게 찾아 들어가니 역시 오성급 호텔답게 그 모양새가 웅장하다.

 

호텔의 규모는 대단히 웅장하였으며 동해의 푸른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수 있고 건물도 유럽풍의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 한다.

 

 

 

 

 

 

 

 

 

 

 

중앙 로비도 품격있게 꾸며져 있었으며 저녁시간엔 라이브 음악도 연주되고 특히나 좌측 사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엘리베이터는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우리 가족이 묵은 방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동해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워 흡사 지중해 연안의 한 모습인가 생각될 만큼 풍경이 환상이였다.

 

 

 

 

 

 

 

 

 

 

 

  

다음날 아침에 식사를 하고 주변을 돌아 보니 이렇게 산책할 수 있도록 바닷가로 나가는 단아하고 멋스런 산책로도 있었다.

 

 

 

 

 

 

 

 

 

 

 

 

 

 

호텔 뒷쪽으로는 콘도식 건물이 아름다운 지붕을 이고 올망졸망하게 배치되어 있어 영화에서 본 이탈리아의 해변 휴양지가 연상될 만큼 멋진 풍경을 하고 있다.

 

 

 

 

 

 

 

 

비록 1박2일의 결혼기념일 가족 나드리였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하룻밤의 가족 여행이였다. 요즘 회사가 부쩍 어려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때에 한 시름을 잊고 신선노름하고 온 여행인지라 나에게는 더욱 단 휴가였다.